채널 동향2026-08-29

증거 한 줄 없는 신고로 앱이 스토어에서 사라졌다

3년 전 같은 신고는 복구까지 46일 걸렸다

AI 브랜드보호 업체 Tracer.AI가 Microsoft를 대리해 넣은 저작권 신고로 오픈소스 게임 플랫폼 Luanti가 Google Play에서 내려갔다. 통지문에 적힌 근거는 등록번호 하나뿐이다. 2023년 같은 신고 때는 복구에 46일이 걸렸다.

8월 27일 Luanti 팀이 안드로이드 앱이 Google Play에서 내려갔다고 공지했다. 신고를 넣은 쪽은 브랜드보호 업체 Tracer.AI이고 의뢰인은 Microsoft다. 통지문이 침해 근거로 적어 낸 것은 등록번호 한 줄이다. US Reg. #TX 8-192-097,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1.9의 미국 저작권청 등록번호. 어떤 에셋이 어떻게 겹치는지는 한 글자도 없다.

Luanti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판이다. 배포판에 게임도 게임 에셋도 안 들어간다. 엔진이 자체적으로 들고 있는 텍스처를 다 모으면 이미지 한 장에 담긴다. 2023년 12월부터는 예전에 묶여 있던 Minetest Game마저 분리해서 따로 내려받게 바꿨다.

한 줄 정리

증거를 한 줄도 적지 않은 자동 저작권 신고 한 건에 앱이 스토어에서 사라졌고 같은 회사의 2023년 신고를 되돌리는 데는 46일이 걸렸다.

한눈에 보기

신고하는 쪽 내려간 쪽
근거 제시 저작권 등록번호 1개 에셋 목록·라이선스 파일 전체
처리 방식 AI 에이전트 자동 탐지 사람이 반박 통지 작성
재신고 2023년, 2026년 두 번 두 번 다 방어
소요 시간 즉시 2023년 기준 46일

신고 한 건의 원가가 0에 수렴했다

Tracer.AI는 스스로를 AI 에이전트가 침해를 탐지하고 제거하는 브랜드보호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2024년 자사 블로그에 올린 성과 지표는 테이크다운 85% 단축, 전월 대비 리뷰 건수 100% 증가, 검토 속도 6배, 테이크다운 44% 증가다.

네 개가 전부 처리량 지표다. 정확도를 재는 숫자는 목록에 없다. 무엇을 최적화하는 회사인지가 지표 구성에 그대로 드러난다.

같은 회사가 2023년 3월에 Luanti에 똑같은 신고를 넣었고 그때도 틀렸다. 올해 2월에는 복셀 그래픽을 쓰는 인디 게임 Allumeria를 Steam에서 내리게 만들었다. 그 건은 공론화된 뒤 Microsoft가 철회했다.

세 건의 공통점은 "네모난 블록으로 만든 게임"이라는 겉모습이다. 미국 저작권법 102조(b)는 아이디어와 개념을 저작권 보호 대상에서 빼 놓았다. 마인크래프트 자체도 2009년작 Infiniminer에서 출발했다.

법이 정한 복구 기한이 지켜지지 않는다

DMCA 512조(g)(2)(C)는 플랫폼이 반박 통지를 받은 뒤 10영업일 이상 14영업일 이하에 콘텐츠를 되살리라고 못 박아 놓았다. 2023년 Luanti는 3월 25일에 반박 통지를 냈고 앱은 5월 10일에 돌아왔다. 46일이다.

여기가 이 사건의 실제 구조다. 신고는 자동화됐고 복구는 수동이다. 한쪽은 에이전트가 초 단위로 찍어 내고 다른 쪽은 사람이 문서를 쓰고 몇 주를 기다린다. 원가가 이렇게 벌어지면 정확도를 높일 이유가 신고하는 쪽에 없다.

Luanti 팀이 공지에서 요구한 것도 기술이 아니라 절차다. 사람이 최종 판단을 하라는 것, 구체적 증거를 첨부하라는 것, 앱을 내리지 않은 상태로 반론 기회를 주라는 것. 팀 자신은 ContentDB에 지각 해시 기반 자동 검출을 붙이는 걸 검토하면서도 최종 결정은 사람이 한다고 못 박았다.

46일을 버틸 수 있는 사업이 몇이나 되나

Luanti는 비영리 커뮤니티 프로젝트다. 앱에서 나오는 매출이 0이라 46일을 버텼다. 팀도 공지에 그렇게 적었다. 앱 수익에 기대는 작은 회사였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을 거라고.

버틴 이유가 하나 더 있다. Luanti는 F-Droid에도 올라가 있고 자체 사이트에서 APK를 직접 받게 해 둔다. Google Play가 잠겨도 사용자가 갈 곳이 남았다. 스토어 하나가 유일한 문이었다면 46일은 그냥 사라진 46일이다.

anyAX 관점

자동화가 바꾼 것은 판정의 정확도가 아니라 원가의 방향이다. Tracer 쪽에서 신고를 한 건 더 넣는 값은 0에 수렴하고 Luanti 쪽에서 그걸 되돌리는 값은 46일이었다. 이 비대칭은 상대가 악의적이어서 생긴 게 아니라 한쪽만 자동화돼서 생겼다.

그래서 볼 것은 남의 정확도가 아니라 우리 쪽 숫자다. 지난달 매출에서 한 채널이 차지한 비중이 몇 퍼센트인가. 그 채널이 내일 아침 잠겼을 때 고객에게 직접 연락할 수단이 내 손에 있는가. 인스타그램 팔로워 8천 명은 인스타그램의 자산이고 이메일 주소 800개는 내 자산이다. 대체 경로를 세우는 데 며칠이 걸리는가.

46일은 정기결제가 끊기고 광고가 멈추고 리뷰 순위가 사라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Luanti에게는 F-Droid와 자체 APK가 그 46일의 답이었다. 우리 쪽 답이 무엇인지는 잠긴 다음에 찾으면 늦는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