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패턴2026-08-25

무료 좌석이 끝나자 파일까지 지워졌다

비영리 17만1000곳의 원드라이브

마이크로소프트가 2013년부터 주던 무료 Business Premium 좌석을 접었다. 올여름 삭제가 몰리면서 약 17만1000개 단체가 원드라이브 내용을 잃었다. 통지는 아무도 안 여는 관리자 계정 메일함으로 갔다.

로널드 코슬라는 6월 11일 아침에 로그인했다가 캐노피의 데이터가 전부 사라진 걸 봤다. 직원 없이 굴리는 작은 환경 투자 비영리단체다. 지원팀에 전화하니 복구할 수 있다고 했다. 나중에 다시 걸려 온 전화는 영구 삭제라고 했다.

다음 날 다른 상담원이 알려 준 규모가 약 17만1000개 단체다. 전부 원드라이브에 있던 걸 잃었다.

한 줄 정리

2013년부터 이어진 무료 오피스 좌석이 끝나면서 비영리 17만1000곳의 클라우드 파일이 예고 없이 삭제됐다.

한눈에 보기

시점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 비영리 대상 무료 오피스 그랜트 시작
2025년 5월 종료 안내 메일 발송 (관리자 계정 주소)
2025년 7월 1일 이후 갱신분부터 무료 Business Premium 중단
2026년 여름 삭제 집중 발생
2026년 6월 11일 캐노피, 로그인하니 전부 사라짐

통지는 갔는데 도착하지 않았다

코슬라도 지난해 종료 공지를 보긴 했다. 그런데 그는 지난해 10월에 1년치를 갱신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10월 4일까지 쓸 수 있다는 확인 메일을 보냈다. 그 뒤로 추가 안내는 없었다. 다른 제품 업데이트 메일은 계속 왔다.

한 어린이 보건 단체 운영자는 스팸함까지 뒤졌지만 종료 통지를 하나도 못 찾았다. 대신 0달러로 찍힌 청구서는 꼬박꼬박 받았다. 장애인 서비스 단체를 어머니와 함께 운영하는 사람은 나중에 경고 메일 두 통을 찾아냈다. 관리자 계정 쪽으로 왔고 그 계정은 그가 실제로 쓰는 주소로 자동 전달되지 않았다. 웹 앱에서만 보이는 메일이었다.

관리자 계정 메일함은 스팸이 쌓이는 자리다. 개발자들이 아예 안 보는 걸 권하기도 하는 주소로 종료 통지가 갔다.

비영리 분야 컨설턴트 조지 와이너의 계산으로는 이 프로그램이 영향을 준 곳이 40만 곳이다. 무료 소프트웨어의 값어치가 이런 단체 IT 지출의 약 30%를 차지했다. 만료는 월 3만3000곳씩 순차로 왔다. 갱신일에 휴가 중이었으면 돌아와서 알게 되는 구조다.

자동 동기화를 백업으로 믿었다

500GB를 날린 어린이 보건 단체는 외부 백업을 안 받아 뒀다. 원드라이브가 자동으로 동기화해 주니 그걸로 됐다고 봤다. Power Automate와 Forms로 굴리던 후원자 관리도 함께 멈췄다.

장애인 서비스 단체는 교육 영상과 문서를 다시 만드는 데 수백 시간이 든다고 적었다.

코슬라는 살아남았다. 매년 한 번 외장 하드에 통째로 복사해 두는 습관 때문이다. 본인 설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백업을 쉽게 안 만들어 둬서 생긴 습관이다. 다만 그 하드가 사는 곳 반대편인 동부에 있다. 복구는 그가 비행기를 타고 다녀온 다음에나 시작된다. 여러 사람이 그 자료를 봐야 하는 조직이라 그때까지 전부 멈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슬레이트에 보낸 입장에서 "그랜트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려고" 기존 오퍼를 정리했고 "갱신일 전에 다른 비영리 오퍼로 옮기라고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혔다. 2025년 봄부터 알리기 시작했다는 설명도 붙였다.

대체안이 같은 물건은 아니다

지금도 비영리용 Business Basic은 300명까지 무료다. 문제는 등급이 다르다는 데서 온다. 데스크톱 워드와 엑셀이 빠지고 기기 관리와 보안 패키지도 빠진다. 워싱턴의 한 단체는 웹 버전으로 옮긴 뒤 여러 명이 한 문서를 같이 열면 자주 튕기고 작업이 날아간다고 전했다.

빠진 게 편의 기능만은 아니다. 와이너가 짚은 건 보안 쪽이다. 예산 100만 달러 아래로 굴러가는 조직 수만 곳에서 기기 관리와 계정 보호가 동시에 사라졌다. 후원자 명단과 수혜자 기록을 다루는 곳들이다.

무료였다가 유료로 바뀌는 전환을 이 규모의 조직이 소화하기는 어렵다. 무료 소프트웨어가 IT 예산의 30% 값어치를 하던 곳에서 그 30%가 청구서로 바뀌면 다른 줄이 깎인다. 그래서 많은 곳이 등급을 낮춰 남는 쪽을 골랐고 그 선택의 대가가 지금 나타나는 중이다.

anyAX 관점

동기화와 백업은 다르다. 동기화는 원본이 지워지면 사본도 지운다. 이번에는 지워진 대상이 파일이 아니라 계정이라 그 구분조차 작동하지 않았다. 자동 동기화 체크박스를 켜 둔 팀 대부분이 자기가 백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료 좌석은 계약이 아니라 선물이다. 선물은 예고 기간이 짧고 종료 소식은 실무자 눈이 아니라 등록 주소로 간다. 12년 굴러온 프로그램이라도 마찬가지다.

지금 팀이 공짜로 쓰는 목록을 적어 보라. 노션 스타트업 크레딧, 깃허브 팀 무료 구간, 슬랙 프리 플랜, AI 도구의 얼리 액세스 무료 티어. 콘텐츠 팀이면 여기에 소재 라이브러리와 폰트 라이선스도 들어간다. 각 줄마다 두 가지만 정하면 끝난다. 그 서비스의 관리자 알림이 사람이 매일 여는 받은편지함에 도착하는가. 그 안의 파일이 다른 곳에 한 벌 더 있는가.

두 번째 질문에 "클라우드에 있으니까 괜찮다"고 답하고 싶어지면 그게 캐노피와 같은 자리다. 코슬라를 구한 건 클라우드가 아니라 서랍 속 하드였다.

한 가지 더 있다. 이번 일에서 실제로 갈린 지점은 백업 유무가 아니라 알림이 도착하는 경로였다. 어떤 단체는 5월 메일 한 통을 보고 제때 옮겼다. 어떤 단체는 같은 메일이 웹 앱에서만 열리는 주소로 가서 못 봤다. 두 조직의 기술 수준 차이가 아니라 관리자 계정을 누가 어떻게 쓰는지의 차이였다.

작은 팀에서 이건 15분이면 끝나는 정리다. 결제와 도메인과 클라우드 계정의 등록 주소를 한 장에 적고, 그 주소들이 실제로 매일 여는 곳으로 전달되는지 확인하고, 대표 한 사람 이름으로만 걸린 계정을 공용 별칭으로 바꾼다. 이 정리를 안 해 둔 팀은 서비스가 사라질 때가 아니라 조건이 바뀔 때 먼저 다친다. 조건 변경은 훨씬 자주 온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