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동향2026-07-08

AI로 만든 광고엔 이제 라벨이 붙는다

한국 AI 기본법 표시 의무, 준비된 스타트업은 2%뿐

AI 생성물에 라벨과 워터마크를 붙이도록 한 한국 AI 기본법이 이미 시행 중이다. AI로 광고·콘텐츠를 만드는 팀에게는 표시가 기본 워크플로가 됐지만, 준비된 국내 AI 스타트업은 2%에 불과하다. 1년 유예가 끝나기 전에 파이프라인에 표시를 심어두는 쪽이 앞선다.

값싼 AI 영상과 이미지가 쏟아지는 만큼, 그것을 어떻게 내보내느냐의 규칙도 이미 켜져 있다. 한국의 AI 기본법과 시행령은 1월 22일 발효됐다. 국가 차원에서 AI 산업 진흥과 신뢰·안전 의무를 하나로 묶은 세계 첫 사례다. 핵심 의무 하나가 표시다. 생성형 AI 사업자는 콘텐츠가 AI로 만들어졌음을 이용자에게 알려야 하고 광고주는 AI로 만든 광고에 그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

그런데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조사에서 국내 AI 스타트업 중 이 법에 대비한 곳은 2%에 그쳤다. 값싼 생성 도구를 쓰는 속도는 빠른데, 그 출력물을 규칙대로 내보낼 준비는 거의 안 돼 있다는 뜻이다.

한눈에 보기

시행일 2026-01-22
대상 생성형 AI 사업자, AI 광고주
의무 AI 생성 사실 고지 + 라벨/워터마크
유예 최소 1년, 과태료(최대 3천만원) 대체로 유예
준비된 국내 AI 스타트업 2%

표시는 두 갈래로 나뉜다

법이 요구하는 표시는 콘텐츠 성격에 따라 강도가 다르다. 만화나 양식화된 그림처럼 명백히 인공적인 결과물은 눈에 안 보이는 디지털 워터마크, 즉 메타데이터 수준의 표식으로 충분하다. 반대로 실사에 가까운 딥페이크류는 눈에 보이는 라벨을 달아야 한다. 방식도 두 갈래다. 화면에 안내 문구를 띄우는 사람이 읽는 방식과, 워터마크나 메타데이터로 심는 기계가 읽는 방식. 후자를 쓰더라도 최초 한 번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고지를 함께 줘야 한다.

특히 중요한 건 유통 경로다. 서비스 안에서만 보이는 출력은 화면이나 결과물 어느 쪽에 표시해도 되지만 이용자가 내려받거나 공유할 수 있는 결과물은 파일 자체에 표시가 박혀야 한다. 외부로 퍼져나가도 AI 생성물이라는 사실이 유지되도록 하라는 취지다. 앞선 노트에서 본 30초짜리 AI 영상을 소셜에 올리는 순간, 이 조항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지금은 유예 구간이다

당장 겁먹을 필요는 없다. 소관 부처는 2026년 안에 최소 1년의 유예를 두고 인명 피해나 인권 침해처럼 심각한 경우를 빼면 사실조사와 과태료 부과를 대체로 미룬다고 했다. 과태료 상한도 3천만원 수준이다. 벌금의 무게보다, 이 시기가 준비 없이 지나가면 나중에 급하게 뜯어고쳐야 한다는 점이 진짜 비용이다.

법 자체도 아직 다듬는 중이다. 시행 석 달도 안 돼 40명 넘는 민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가 꾸려졌고 고영향 AI 지정 기준의 모호함과 생성형 AI 표시 의무의 일률 적용 같은 지점이 개선 요구로 올라와 있다. 규칙의 세부는 바뀔 수 있지만 표시라는 큰 방향이 되돌아갈 가능성은 낮다.

한국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미국과 유럽이 학습 데이터와 투명성 규칙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조이고 있고 표시·출처 표기는 그중에서도 가장 폭넓게 합의된 축이다. 국내를 겨냥해 콘텐츠를 만들든 해외로 내보내든, AI 생성물에 출처를 남기는 습관은 어느 시장에서도 손해가 아니다. 반대로 아무 표식 없이 대량으로 찍어낸 콘텐츠는 시장이 하나씩 문을 닫을 때마다 다시 손봐야 하는 부채가 된다.

anyAX 관점

표시 의무를 규제 부담으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셈이다. AI 생성물이 흔해질수록 "이건 진짜인가"라는 물음이 콘텐츠마다 따라붙는다. 그 물음에 먼저, 자발적으로, 일관되게 답하는 쪽이 신뢰를 가져간다. 라벨은 그 답을 제도가 대신 표준화해 준 형식이다. 준비된 곳이 2%라는 숫자는 준비 안 된 98%가 아니라, 지금 움직이면 앞설 여지가 98% 남았다는 뜻으로 읽는 게 맞다.

실천은 생성이 아니라 유통 단계에 있다. AI로 이미지·영상·카피를 뽑는 팀이라면, 만드는 도구를 하나 더 고르기 전에 내보내는 파이프라인에 표시를 심어라. 결과물을 저장할 때 워터마크와 메타데이터가 자동으로 붙고, 다운로드용 파일에는 표식이 박히고, 게시 화면에는 고지 문구가 뜨는 구조. 이걸 한 번 설계해 두면 콘텐츠가 늘어도 사람 손이 다시 들 일이 없다. 지금 값싼 생성에만 속도를 붙이고 표시를 미뤄두면, 유예가 끝나는 시점에 쌓인 콘텐츠를 소급해 라벨링하는 훨씬 비싼 일이 기다린다. 신뢰는 나중에 붙이는 장식이 아니라 파이프라인 초입에 넣는 부품이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