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신호2026-07-15

OpenAI가 모델을 셋으로 쪼갰다

GPT-5.6 Sol·Terra·Luna, 출력 토큰값이 5배 벌어졌다

OpenAI가 7월 9일 GPT-5.6을 세 등급으로 출시했다. 출력 100만 토큰 기준 Sol $30, Luna $6으로 5배 차이. 하나의 모델을 쓰던 시대가 끝나고, 작업마다 등급을 고르는 라우팅이 기본기가 됐다.

OpenAI가 7월 9일 GPT-5.6을 API와 Codex에 정식 출시했다. 눈에 띄는 건 이름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세대를 Sol·Terra·Luna 세 등급으로 나눠 내놨다. 6월 26일 파트너 약 20곳에 먼저 풀었다가 2주 만에 전면 개방한 것이다.

값을 보면 왜 셋으로 쪼갰는지 바로 드러난다. 100만 토큰 기준으로 최상위 Sol은 입력 $5, 출력 $30. 중간 Terra는 입력 $2.50, 출력 $15. 막내 Luna는 입력 $1, 출력 $6이다. 같은 세대 안에서 출력값이 5배 벌어져 있다.

한눈에 보기

등급 입력(100만 토큰) 출력(100만 토큰) 자리
Sol $5 $30 고난도 추론·코딩·과학
Terra $2.50 $15 일상 업무, 이전 세대급 성능
Luna $1 $6 빠르고 싼 대량 처리

캐시도 손봤다. GPT-5.6부터 캐시 쓰기는 미캐시 입력의 1.25배로 과금되지만, 캐시 읽기는 여전히 90% 할인이다. 같은 프롬프트를 반복해서 태우는 워크플로라면 실효 단가가 크게 내려간다.

왜 하나가 아니라 셋인가

한 덩어리 모델은 파는 쪽엔 편하지만 쓰는 쪽엔 비효율이다. 분류·태깅·요약 같은 단순 작업에도 최상위 모델을 들이대면 자릿수 큰 청구서가 온다. OpenAI가 등급을 나눈 건 "당신 작업에 맞는 값만 내라"는 신호이자, Grok 4.5가 이미 입력 $2 출력 $6으로 깔아 놓은 저가 바닥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Terra는 이전 세대 GPT-5.5급 성능을 절반 값에 준다고 소개됐다. 성능이 그대로인데 값만 반이라면, 어제까지 5.5로 돌리던 파이프라인은 오늘 Terra로 갈아타는 게 합리적이다. 모델 교체가 곧 원가 절감이 되는 구간이다.

등급 구분은 성능 곡선의 어느 지점에서 돈을 낼지 고르라는 제안이기도 하다. Sol은 고난도 추론과 코딩, 과학 문제를 겨냥하고, Terra는 대부분의 일상 업무를, Luna는 빠르고 저렴한 대량 처리를 맡는다. 대다수 제품의 트래픽은 고난도 추론이 아니라 반복적인 텍스트 가공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기본값을 Sol로 두는 설계는 대개 과지출이다.

프로그래매틱 툴 콜링이 진짜 변화

가격표보다 실무에 더 크게 작용하는 건 Responses API에 들어온 프로그래매틱 툴 콜링이다. 모델이 도구를 부르는 방식이 더 구조화되면서, 여러 도구를 병렬로 엮는 에이전트를 짜기 쉬워졌다. Sol은 Cerebras 위에서 초당 최대 750토큰으로도 제공된다. 추론 속도가 빨라지면 에이전트가 한 요청 안에서 도구를 여러 번 왕복해도 체감 지연이 줄어든다.

정리하면 이번 출시의 핵심은 새 벤치마크 점수가 아니라 구조다. 값을 세 칸으로 나누고, 도구 호출을 다듬고, 캐시 경제를 조정했다. 모델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조합하는 일이 됐다.

anyAX 관점

Sol에 모든 요청을 몰아넣는 1인 SaaS 개발자를 상상해 보자. 하루 200만 토큰을 출력한다면 Sol로는 하루 $60이다. 그런데 그 트래픽의 대부분이 고객 문의 분류와 로그 요약이라면, 그건 Luna로 충분하고 하루 $12로 떨어진다. 무거운 추론이 필요한 5%만 Sol에 남기면 청구서는 다시 절반 아래로 내려간다.

값이 5배로 갈라져 있다는 건 OpenAI가 "작업을 등급별로 나눠라"라고 대놓고 말하는 것과 같다. 예전엔 모델 하나를 잘 고르면 끝이었지만, 이제는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이건 Sol감인지 Luna감인지 판정하는 라우터가 제품 안에 있어야 한다. 그 라우팅 로직이 곧 마진이다.

AI 우선 팀이라면 여기서 갈린다. 등급을 안 나누고 최상위 하나로 밀면 데모는 화려하지만 단위경제가 무너진다. 반대로 요청마다 등급을 붙이는 팀은 같은 기능을 5분의 1 값에 돌린다. 모델 회사가 값을 쪼개 준 이번 세대에선, 그 쪼개진 값을 제품 안에서 다시 조립하는 판단이 경쟁력이 된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