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어'를 지운 녹취가 기본값이 됐다
단어 오류율 2.6%, 화자 구분은 3명까지
구글이 Gemini 3.5 Transcribe를 퍼블릭 프리뷰로 열었다. 필러와 자기 정정을 알아서 지우고 서식까지 잡아 준다. 편해진 만큼 원본 발화와 정리된 문장의 경계가 흐려진다.
"화요일에 만나죠, 아니 수요일." 이 문장을 Gemini 3.5 Transcribe에 넣으면 "수요일에 만나죠"가 나온다. "음", "어" 같은 군말도 같이 사라지고 문단과 문장부호까지 붙는다.
구글이 8월 26일 이 모델을 퍼블릭 프리뷰로 열었다. Artificial Analysis 측정으로 단어 오류율은 스트리밍 4.0%, 녹음본 처리 2.6%다. 다국어 벤치마크 FLEURS 기준으로는 스트리밍 5.50%, 비스트리밍 5.04%. 이전 모델 Chirp 3과 비교하면 최종 텍스트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70% 줄었다.
한 줄 정리
받아쓰기가 아니라 정리된 문장을 뱉는 전사 모델이 API로 열리면서 회의록과 인터뷰 작업의 첫 단계가 통째로 사라졌다.
한눈에 보기
| 단어 오류율 (스트리밍 / 녹음본) | 4.0% / 2.6% |
| FLEURS 다국어 오류율 | 5.50% / 5.04% |
| 지원 언어 | 85개 이상, 자동 감지 |
| 화자 구분 | 최대 3명 (4명 이상은 실험 단계) |
| 실시간 지연 | 1초 미만 |
| 모델 이름 | gemini-3.5-transcribe-live, gemini-3.5-transcribe |
| 제공 상태 | 퍼블릭 프리뷰 (AI Studio, Gemini Enterprise Agent Platform) |
API가 두 개로 나뉜 이유
실시간용 gemini-3.5-transcribe-live는 Live API를 통해 양방향 스트리밍으로 붙고 지연이 1초 아래다. 음성 상담 봇이나 실시간 자막이 여기에 해당한다.
녹음본용 gemini-3.5-transcribe는 Interactions API로 붙고 화자 구분과 단어 단위 타임스탬프를 준다. 회의 녹음, 통화 기록, 인터뷰가 이쪽이다. 단어 단위 타임스탬프가 붙는다는 건 영상 편집에서 "이 문장부터 저 문장까지"를 초 단위로 잘라낼 수 있다는 뜻이라, 유튜브 롱폼에서 숏폼을 뽑는 작업이 자동화 대상이 된다.
전문 용어와 고유 철자는 커스텀 어휘로 넣어 준다. 제품명, 사내 약어, 사람 이름처럼 모델이 처음 듣는 단어가 매번 틀리게 적히던 문제가 여기서 잡힌다. 브랜드명이 있는 팀이면 이 목록부터 만들어 두는 게 순서다.
편의가 만드는 새 마찰
화자 구분이 3명까지라는 제한이 실제 업무와 어긋난다. 5인 회의, 패널 인터뷰, 고객사 미팅에서 3명은 자주 넘는다. 4명 이상은 실험 단계로 표시돼 있어서 정확도를 보장하지 않는다. 회의록 자동화를 이 모델로 짤 생각이었다면 참석자 수를 먼저 세어 봐라.
더 조용한 문제는 필러 제거가 기본값이라는 점이다. 자기 정정을 정리하고 군말을 지운 텍스트는 받아쓰기가 아니라 편집본에 가깝다.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이게 이득이다. 문제는 그 편집본이 "녹취"라는 이름으로 남을 때다.
그리고 아직 퍼블릭 프리뷰다. AI Studio와 Gemini Enterprise Agent Platform에서 열려 있지만 프리뷰 단계 모델은 응답 형식이나 값이 바뀔 수 있다. 고객에게 나가는 기능의 유일한 축으로 삼기엔 이르다.
이미 여러 자리에 박혀 있다
API로만 열린 게 아니라 제품 쪽에도 같이 들어갔다. 안드로이드 Gboard의 Rambler 기능, macOS Gemini 앱의 받아쓰기, 개발 환경 Antigravity의 화면 맥락 인식 전사가 모두 이 모델을 쓴다. 크롬에서 어느 입력창에나 말로 적는 기능도 예정돼 있다.
붙이는 쪽 경로도 이미 깔려 있다. LiveKit, Pipecat, Agora, Fishjam, LangChain, Vercel, Vision Agents가 Live API 연동을 문서로 열어 뒀다. 음성 인터페이스를 처음부터 짜지 않아도 되고, 실시간 스트리밍 인프라를 직접 다룰 필요도 없다.
이게 뜻하는 바는 하나다. 전사 자체는 이제 아무도 차별점으로 팔 수 없다. 몇 달 전만 해도 "회의 녹음을 텍스트로 바꿔 드립니다"가 서비스가 됐는데 이제 그건 기능 한 줄이다.
anyAX 관점
필러를 지운 전사본은 녹취가 아니라 요약의 첫 단계다. "화요일, 아니 수요일"에서 화요일이 사라진 텍스트는 읽기 좋지만 그 사람이 처음에 뭐라고 했는지는 더 이상 알 수 없다. 대부분의 회의에서 이건 아무 문제가 아니고, 몇몇 자리에서는 전부다.
경계선은 그 텍스트를 나중에 누가 무엇의 근거로 삼느냐에서 갈린다. 인터뷰 기사에 큰따옴표로 들어가는 문장, 고객이 무엇을 요청했는지 다투게 될 미팅 기록, 계약 조건을 구두로 확인한 통화. 이 셋은 원본 오디오를 지우면 안 되는 자리다. 나머지는 텍스트만 남겨도 된다.
실무로 옮기면 규칙 두 줄이다. 첫째, 전사 파이프라인에 오디오 원본 보관 기간을 정해 둬라. 인터뷰와 고객 통화는 최소 1년, 내부 회의는 30일 같은 식으로. 둘째, 인용문으로 쓸 문장은 그 구간만 다시 들어라. 단어 단위 타임스탬프가 나오니까 확인 비용이 이전보다 훨씬 싸다.
한국어로 쓸 사람은 숫자를 한 겹 더 깎아서 봐라. 2.6%는 여러 언어와 조건을 섞은 평균이고, 다국어 벤치마크 FLEURS로 좁히면 같은 모델이 5.04%다. 언어별 값은 공개된 표에 없다. 국문 회의록에서 실제로 몇 퍼센트가 나오는지는 우리 녹음 파일로 재 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회의 하나를 통째로 돌려서 사람이 적은 것과 대조하는 데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오류율 2.6%도 그대로 읽으면 안 된다. 100단어에 2~3개가 틀린다는 뜻이고, 하필 그게 금액이나 날짜에 걸리는 순간 문장 전체의 의미가 뒤집힌다. 숫자와 고유명사만 골라 확인하는 게 전체를 다시 듣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전사가 상품이 된 지금 값이 나는 자리는 받아쓰기 다음이다. 그 텍스트에서 무엇을 뽑아 어디로 보낼지, 어느 대목이 근거로 쓰일지 정하는 쪽. 모델은 85개 언어를 알아듣지만 우리 회의에서 어떤 문장이 중요한지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