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관점2026-07-19

구글 제미나이 3.5 프로, 세 번째 데드라인도 놓쳤다

알파벳 2,250억 달러 증발에 딥마인드 4명 이탈

제미나이 3.5 프로가 코딩 성능 미달로 세 번째 출시일까지 넘겼고 그 여파로 알파벳 시가총액 2,250억 달러가 증발했다. 같은 주 딥마인드 핵심 연구자 4명이 오픈AI와 앤트로픽으로 옮겼다.

구글이 5월 19일 I/O에서 순다르 피차이가 직접 6월 출시를 공언한 제미나이 3.5 프로가 7월 17일 세 번째 데드라인까지 넘겼다. 원인은 코딩 성능이다. 재귀적 툴 호출과 SVG 생성에서 구조적 결함이 발견돼 베이스 모델을 통째로 다시 만들었는데도 벤치마크가 GPT-5.6에 못 미쳤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6월 22일 알파벳 주가는 장중 한때 7.2% 빠졌고 종가 기준으로도 5% 가까이 내리며 1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 2,250억 달러가 사라졌다. 클라우드·검색·유튜브 광고까지 여러 사업을 거느린 알파벳 전체 주가가 모델 하나의 출시 지연 소식에 이 정도로 흔들렸다는 사실은 지금 투자자들이 제미나이를 얼마나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같은 주 딥마인드에서는 핵심 연구자 4명이 동시에 떠났다. 제미나이 공동 리드였던 노암 셰이저가 오픈AI로, 알파폴드 공동개발자이자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존 점퍼가 앤트로픽으로 옮겼다. 요나스 아들러와 알렉산더 프리츨도 앤트로픽행을 택했다. 구글은 2024년 셰이저를 다시 데려오는 데 27억 달러를 썼는데 그는 22개월 만에 회사를 나갔다.

한눈에 보기

알파벳 시가총액 증발 2,250억 달러 (6월 22일 하루)
셰이저 복귀 비용 27억 달러, 재직 22개월
딥마인드 이탈 인원 핵심 연구자 4명 (한 주)
제미나이 3.5 프로 데드라인 3회 연속 무산
경쟁작 GPT-5.6 7월 9일 정식 출시 완료

왜 하필 코딩에서 막혔나

문제는 화려한 신규 기능이 아니라 기본기였다. 재귀적 툴 호출(모델이 자기 출력을 다시 도구 입력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구조적 오류가 반복됐고 SVG 같은 구조화 출력 생성에서도 실패가 잦았다. 6월에 학습 데이터를 코딩 능력 개선용으로 갈아 끼웠지만 결과는 오히려 기대에 못 미쳤다. 딥마인드는 결국 원래 베이스 모델을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쪽을 택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재훈련 한 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아키텍처 단계에서부터 다시 짚어야 하는 수준의 결함이었다는 뜻이다.

그사이 GPT-5.6은 터미널벤치 2.1에서 새 기록을 세우며 7월 9일 챗GPT·코덱스·API 전면에 정식 배포됐다. 코딩 에이전트를 돌리는 개발팀 입장에서는 어느 모델이 실제로 안정적인지가 이번 분기 최대 변수가 됐다. 벤치마크 점수 하나보다 출시 일정을 실제로 지키는지, 반년 뒤에도 그 모델을 계속 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

27억 달러짜리 베팅이 22개월 만에 끝난 이유

셰이저는 구글이 2024년 스타트업 캐릭터닷AI를 인수하며 27억 달러를 들여 다시 영입한 인물이다. 제미나이 공동 리드로 복귀했지만 22개월 만에 오픈AI로 옮겼다. 존 점퍼는 딥마인드에서 거의 9년을 보내며 알파폴드로 노벨상까지 받은 인물인데도 앤트로픽을 택했다. 특정 연구자 한 명의 이동이 아니라 성과가 최상위인 인력이 연달아 조직을 떠났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프론티어 모델 경쟁이 기술력뿐 아니라 조직 안정성 싸움이기도 하다는 걸 보여준다.

세 회사가 같은 주에 보낸 서로 다른 신호

오픈AI는 7월 9일 GPT-5.6을 정식 출시하며 터미널벤치 2.1 신기록까지 챙겼다. 앤트로픽은 점퍼와 아들러, 프리츨을 흡수하며 연구 인력 싸움에서 딥마인드를 앞질렀다. 구글은 6월 I/O에서 공언한 일정을 세 번 연속 못 지켰다. 세 회사가 같은 7월에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쓴 셈이다. 한 곳은 제품을 냈고 한 곳은 사람을 얻었고 한 곳은 둘 다 밀렸다.

이 시차가 중요한 건 API 요금과 성능 순위표만 보고 모델을 고르는 팀이라면 다음 분기엔 순위가 또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최선이었던 선택이 이번 달엔 지연 리스크로 바뀔 수 있다. 구글은 여전히 스톱갭으로 제미나이 3.6 플래시를 파트너사와 테스트하는 중이라 완전히 손을 놓은 건 아니지만 플래그십 모델의 정식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동안 제미나이 API에 의존해 온 팀은 대체재 없이 대기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anyAX 관점

1인 팀이나 소규모 스타트업이 API 워크플로를 특정 회사 한 곳에 몰아넣는 순간 그 회사의 조직 리스크를 통째로 떠안는다. 제미나이 API로 코딩 에이전트나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짜둔 개발팀이라면 이번 지연은 남 얘기가 아니다. 모델 성능이 갑자기 나빠지는 게 아니라 출시 자체가 밀리고 그 배경엔 핵심 인력 이탈까지 겹쳐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지금 할 일은 제미나이를 버리는 게 아니라 GPT-5.6이나 클로드 계열로 즉시 전환 가능한 어댑터 계층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다. 프롬프트와 도구 호출 스키마를 모델별로 다시 짜지 않아도 되게 추상화해 두면 2,250억 달러짜리 뉴스가 나도 내 서비스 가동에는 영향이 없다.

실행은 두 축으로 나뉜다. 코딩 에이전트나 자동화 파이프라인의 시스템 프롬프트를 모델 이름이 아니라 역할과 출력 형식 기준으로 추상화해 두면 백엔드 모델을 바꿔도 코드 수정 범위가 좁아진다. 여기에 더해 지금 쓰는 모델 하나의 API 키만이 아니라 대안 모델 API 키도 미리 발급받아 두고 월 1회 정도 같은 프롬프트로 성능을 비교해두면 실제 전환이 필요한 순간 의사결정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이 작업에 드는 시간은 하루 이틀이면 끝난다. 반면 특정 모델 API 하나에 코드 전체가 묶여 있다가 그 모델 회사가 이번처럼 흔들릴 때 통째로 다시 짜야 하는 비용은 며칠로 안 끝난다. 대기업도 27억 달러를 쓰고 22개월 만에 인력을 잃는 시대에 1인 팀이 특정 벤더 하나에 올인하는 건 그 대기업보다 더 큰 리스크를 지는 셈이다.

모델 하나 늦어졌다고 끝날 이야기가 아니라 그 뒤에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가 겹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번 주는 프론티어 AI 3사 경쟁의 변곡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