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Seek이 시계로 값을 매긴다
8월 16일부터 피크 요금이 두 배, 한국 업무시간이 통째로 피크에 걸린다
DeepSeek이 V4-Pro 정식 출시와 함께 API 요금에 피크·오프피크를 도입한다. 하루 7시간만 피크고 나머지 17시간은 반값인데, 그 7시간이 한국 시간 10~13시와 15~19시다.
값이 오른 게 아니라 값에 시계가 생겼다. DeepSeek이 8월 13일 V4-Pro 정식 출시를 알리면서 API 요금표를 갈아엎었다. 새 요금은 2026년 8월 16일 16:00 UTC부터 적용된다. V4-Pro 출력 100만 토큰이 피크 시간에 $3.96, 오프피크에 $1.98이다. 지금은 시간과 무관하게 $0.87이니 피크 기준 355% 인상이다.
한 줄 정리
100만 토큰당 요금, 8월 16일 16:00 UTC 적용.
| 항목 | 지금(단일 요금) | 오프피크 | 피크 |
|---|---|---|---|
| V4-Flash 입력(캐시 미스) | $0.14 | $0.22 | $0.44 |
| V4-Flash 출력 | $0.28 | $0.66 | $1.32 |
| V4-Pro 입력(캐시 미스) | $0.435 | $0.66 | $1.32 |
| V4-Pro 출력 | $0.87 | $1.98 | $3.96 |
오프피크는 정확히 피크의 절반이다. 캐시 적중 입력은 별도인데 인상률이 52%에서 1,100%까지 벌어진다.
피크는 하루 7시간뿐이다
피크 구간은 UTC 01:00~04:00과 06:00~10:00이다. 합쳐서 7시간이고 남은 17시간은 전부 반값이다. 헤드라인만 보면 최대 1,100% 인상이지만 하루의 3분의 2 이상은 오프피크 요금표를 쓴다.
DeepSeek이 밝힌 이유는 자원 배분이다. 수요가 컴퓨트를 앞질렀고 요금으로 부하를 분산시키겠다는 뜻이다. Anthropic도 같은 이유로 4월에 값을 올렸다. 공급이 막히면 값이 오르는 흔한 일인데 DeepSeek은 여기에 시간축을 하나 더 붙였다.
한국은 오프피크 지대가 아니다
여기서 갈린다. UTC 피크를 한국 시간으로 옮기면 KST 10:00~13:00과 15:00~19:00이다. 국내 근무시간이 거의 그대로 피크에 얹힌다.
| 한국 시간 | 요금 |
|---|---|
| 00:00~10:00 | 오프피크 |
| 10:00~13:00 | 피크 |
| 13:00~15:00 | 오프피크 |
| 15:00~19:00 | 피크 |
| 19:00~24:00 | 오프피크 |
이 설계는 중국 내수 사용자를 겨냥한다. 중국 표준시로 옮기면 09~12시와 14~18시라 현지 근무시간과 정확히 겹친다. 미국 동부 낮 시간은 UTC 기준으로 대부분 오프피크에 들어간다. 요금표가 지리적으로 자국 시장을 가장 세게 때리고 수출 시장을 가장 약하게 때린다. 한국은 중국과 한 시간 차라서 자국 시장 쪽에 붙는다.
진짜 인상 지점은 캐시다
DeepSeek이 싸게 느껴졌던 실제 장치는 표에 적힌 단가가 아니라 캐시였다. 캐시 적중 입력 할인율이 약 98%로 업계 표준인 90% 선보다 훨씬 깊었다. 반복되는 시스템 프롬프트와 긴 문서를 계속 물고 도는 에이전트 워크로드에서 이 차이가 과제당 비용을 갈랐다. 캐시를 감안한 실측 과제 비용이 GPT-5.6 Luna보다 60%가량 낮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새 요금표는 정확히 그 장치를 다시 매긴다. 캐시 적중 인상률이 최대 1,100%로 가장 가파르다. 오프피크에서도 Flash의 Luna 대비 우위는 7배 수준에서 3배 수준으로 좁혀지고 피크에서는 1.4배까지 내려온다. 단가표만 보면 여전히 싸 보이지만 실제 청구서를 만드는 층은 얇아졌다.
다른 선택지와 견줘 보면
값이 절대적으로 비싸졌다는 얘기는 아니다. OpenAI가 7월 30일에 GPT-5.6 Luna 값을 80% 내려 $0.20/$1.20까지 떨어뜨렸고, 8월 13일에 나온 Gemini 3.7 Flash는 입력 $0.75다. 이 표들과 나란히 놓으면 V4-Flash는 오프피크에서 입력이 Luna보다 살짝 비싸고 출력은 45%가량 싸다. 피크에서는 Flash의 우위가 1.4배까지 줄어든다.
Pro 쪽은 결이 다르다. 피크 기준으로 코딩 에이전트 워크로드에 물리면 Luna의 5배 가까이 나온다. 대신 GPT-5.6의 중급 추론 모델인 Terra나 7월에 나온 Sol과 견주면 피크에서도 여전히 싸다. 결국 어느 모델과 비교하느냐, 그리고 몇 시에 부르느냐에 따라 결론이 뒤집힌다. 단일 요금표 시절에는 없던 변수다.
V4-Pro는 정식 출시고 V4-Flash는 베타다. 둘 다 reasoning effort를 low·high·max로 나눠 부를 수 있게 됐고 OpenAI Responses API를 네이티브로 지원한다. Flash가 물량, Pro가 난이도를 맡는 2단 구조가 이번 요금표로 확정됐다.
anyAX 관점
이제 지연 허용치가 곧 할인율이다. 지금까지 API 비용을 줄이는 손잡이는 모델 선택, 프롬프트 길이, 캐시 세 개였다. 여기에 "언제 돌릴 것인가"가 네 번째로 붙었고 이건 앞의 셋과 성격이 다르다. 품질을 한 톨도 안 깎고 값을 절반으로 만든다.
그리고 이 손잡이는 혼자 일하는 쪽이 훨씬 쉽게 당긴다. 사내 SLA와 상주 운영 인력을 낀 조직은 야간 배치로 옮기는 데 결재가 필요하다. 1인 SaaS 개발자나 소규모 AI 팀은 cron 한 줄을 고치면 끝난다. KST 00시부터 10시 사이가 통째로 오프피크라 한국에서 자는 동안 돌리는 일은 전부 반값 구간에 들어간다.
그래서 이번 주에 할 일은 요금표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자기 워크로드를 지연 허용치로 줄 세우는 쪽이다. 사용자가 화면 앞에서 기다리는 호출은 피크를 감수한다. 밤새 돌아도 되는 것들, 즉 임베딩 재색인, 콘텐츠 대량 생성, 로그 요약, 리포트 집계는 KST 19시 이후나 새벽으로 민다. 우리 파이프라인도 매일 아침 노트를 만들지만 리서치와 초안은 전날 밤에 돌려도 결과가 같다.
한 가지 더. 이 요금표는 DeepSeek 하나의 얘기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은 어느 공급자나 같고, 시간대 차등은 전력 시장이 수십 년 써 온 오래된 해법이다. 클라우드가 스팟 인스턴스로 남는 용량을 팔았듯 모델 API도 남는 시간을 팔기 시작했다. 지금 배치를 옮겨 두면 다음에 다른 공급자가 같은 표를 꺼내도 고칠 게 없다.
값이 시간에 붙는 순간 스케줄러가 비용 도구가 된다. 모델을 바꿀 필요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