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관점2026-08-20

Claude가 손댄 글에 표시가 박힌다

지우개 시장이 먼저 생겼는데 정작 지울 게 문자가 아니다

8월 2일 이후 출시된 Claude 모델은 생성 텍스트에 감지 불가능한 워터마크를 넣는다. EU AI법 50조가 그날부터 집행에 들어갔다. 며칠 만에 제거 도구가 쏟아졌지만 대부분 메타데이터만 지운다. 팀이 정할 건 지우는 법이 아니라 표기 규칙이다.

Anthropic이 지원 문서를 냈다. 2026년 8월 2일 이후 출시된 Claude 모델은 만들어 내는 텍스트에 눈에 안 보이는 워터마크를 심는다. SVG, PNG, JPG 같은 파일에는 C2PA 규격의 서명된 출처 정보가 붙는다.

모델 층위에서 걸린다. API로 부르든 claude.ai에서 쓰든 Claude Code, Claude Cowork, Claude Tag를 쓰든 똑같고 AWS, Google Cloud, Microsoft Foundry를 거쳐 부를 때도 붙는다.

이유는 규제다. EU AI법 50조가 8월 2일부터 집행에 들어갔다. 합성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영상을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표시하고 탐지 가능하게 만들라는 조항이고 어기면 1,500만 유로 또는 전 세계 매출의 3% 중 큰 쪽을 문다. Anthropic은 유럽에만 켜지 않고 전 세계에 켰다.

한 줄 정리

Claude가 손댄 모든 텍스트에 기계가 읽는 표시가 붙는데 그 표시는 "Claude가 썼다"가 아니라 "Claude를 거쳤다"만 뜻한다.

한눈에 보기

제거 도구가 하는 일 실제로 되나
제로폭 문자, 유니코드 태그, 유사 공백 제거 된다. 세어서 확인도 된다
C2PA, EXIF, XMP 메타데이터 제거 된다. 다만 재저장·형식 변환·스크린샷이면 어차피 사라진다
텍스트 워터마크 제거 안 된다. 단어 선택에 심겨 있어 다른 모델로 통째로 다시 쓰는 수밖에 없다

표시가 붙는 조건이 생각보다 넓다

Anthropic이 문서에 직접 적어 둔 한계가 중요하다. 표시가 검출됐다는 건 그 내용이 Claude를 거쳤을 수 있다는 뜻이지 Claude가 아이디어나 문장을 만들었다는 증명이 아니다. 교정을 맡겨도, 번역을 돌려도, 요약을 시켜도, 파일 형식을 바꿔도 표시가 붙는다. 반대로 표시가 없다고 사람이 쓴 글이라는 뜻도 아니다.

여기서 실무가 갈린다. 기자가 발로 뛰어 쓴 원고를 영어로 옮기기만 해도 표시가 남는다. 사내 규정을 "AI 표시가 검출되면 AI 작성물"로 짜 두면 맞춤법 검사 한 번 돌린 보고서까지 같이 걸린다. 대학이 제출물에, 출판사가 원고에, 발주처가 납품물에 같은 규칙을 걸면 결과는 더 나쁘다.

지우개 시장이 며칠 만에 생겼다

Anthropic이 켠 지 며칠 만에 제거 도구가 쏟아졌다. MIT 라이선스로 나온 watermarks-remover는 GitHub 스타 4,500개를 넘겼고 claude-watermark-cleaner, remove-ai-watermarks, noai-watermark 같은 저장소가 뒤따랐다. claudewatermark.com이나 gptcleanup.com 같은 웹 도구도 줄줄이 등록됐다. AI 탐지 우회를 팔던 StealthGPT는 Claude 워터마크 제거를 상품 페이지에 얹었다.

문제는 이 도구들이 실제로 하는 일이다. 셋으로 갈리는데 그중 워터마크를 건드리는 건 없다.

숨은 문자를 털어 내는 건 된다. 제로폭 문자, 양방향 제어 문자, 유니코드 태그, 유사 공백은 세어서 확인까지 된다. 파일에서 C2PA와 EXIF, XMP 메타데이터를 벗기는 것도 된다. 다만 이건 대단한 일이 아니다. 파일 메타데이터는 한 번 다시 저장하거나 형식을 바꾸거나 스크린샷을 찍으면 어차피 날아간다.

어려운 쪽은 워터마크 자체다. 이건 숨은 문자에 살지 않는다. 모델이 어떤 단어를 골랐는지에 심겨 있다. 지우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다른 모델로 글을 통째로 다시 쓰는 것.

만든 사람이 먼저 인정했다

watermarks-remover를 만든 Guillaume Meyer는 자기 도구가 지금은 메타데이터만 지운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README에서는 한 걸음 더 나갔다. 다시 쓰기로 표시를 없애면 비싼 모델이 고른 단어가 싼 모델이 고른 단어로 바뀌는데 비싼 모델 값을 내고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고 되묻는다.

검증도 이미 어긋났다. Pasquale Pillitteri가 주요 프로젝트를 내려받아 README 대신 코드를 읽었더니 널리 쓰이는 텍스트 클리너 하나가 가장 흔한 은닉 페이로드 기법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도구를 돌린 뒤에도 숨겨 둔 값이 멀쩡히 복원됐다.

애초에 확인할 방법이 없다. Anthropic은 워터마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개하지 않았고 탐지기도 안 냈다. 지웠다는 주장을 검증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Anthropic은 EU 투명성 규칙에 맞춰 서드파티 탐지를 지원하고 기술 문서를 나중에 내겠다고만 적었다.

파이프라인에 꽂는 순간 공급망이 된다

watermarks-remover는 에이전트 스킬 형태로도 배포된다. 로컬 스킬 폴더에 디렉터리를 심링크로 걸고 슬래시 명령으로 부른다. 선택 기능인 점수 측정을 켜면 서드파티 연구 저장소를 클론하고 220MB짜리 산출물을 받아 온다.

무슨 뜻이냐면, 회사 문서 전부를 검증 안 된 외부 코드에 통과시키는 배관이 생긴다.

스타 4,000개는 수요가 증명됐다는 신호고 증명된 수요에는 다음 물결이 온다. 지금 올라와 있는 프로젝트들은 최소한 코드가 열려 있어 읽을 수는 있다. 다음에 오는 것들도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다.

anyAX 관점

"지울 수 있느냐"는 질문 자체가 잘못 잡혔다. 지울 게 문자가 아니라 단어 선택이라 지우려면 싼 모델로 다시 써야 하고 그러면 좋은 모델을 쓴 이유가 사라진다. 돈 주고 산 품질을 돈 주고 없애는 셈이다.

팀이 실제로 정할 건 표기 규칙이고 세 줄이면 된다.

첫째, 무엇을 AI 작성물로 볼지 정한다. 모델이 초안을 뽑은 글과 사람 원고를 모델이 다듬은 글은 다르다. Anthropic이 "거쳤다는 뜻이지 썼다는 증명이 아니다"라고 직접 적어 둔 이상 마크 유무로 판정하는 사내 규칙은 첫날부터 틀린다.

둘째, 고객 납품물에 그 구분을 어떻게 적을지 정한다. 콘텐츠 대행사나 번역을 파는 팀이라면 계약서에 한 줄 들어갈 자리다. 발주처가 나중에 물었을 때 대답이 준비돼 있는 것과 그때부터 만드는 것은 다르다.

셋째, 지우개는 금지한다. 얻는 건 검증 불가능한 주장이고 내주는 건 문서 전부다. 사내 위키에 한 줄 적어 두는 편이 낫다. 슬래시 명령 하나로 설치되는 도구일수록 누가 언제 깔았는지 아무도 모르게 된다.

규칙은 8월 2일에 켜졌고 그 전에 시장에 나와 있던 시스템은 12월 2일까지 유예를 받는다. 유럽에 안 파는 팀도 남 얘기가 아니다. Anthropic이 지역을 안 나누고 전 세계에 켰기 때문에 서울에서 Claude를 열어도 표시가 붙는다. 규칙은 브뤼셀에서 만들어졌는데 결과물은 여기 폴더에 쌓인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