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동향2026-06-28

감정에 돈이 몰린다

AI 컴패니언 앱 인앱매출 분기 30% 급증, 한국 제타가 성장률 1위

2026년 1분기 AI 컴패니언 앱 인앱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30% 늘며 생성형 AI 하위 카테고리 중 최고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 스캐터랩의 제타가 성장률 글로벌 1위, 톱10 유일의 한국 앱으로 올랐다.

생성형 AI 소비 지출에서 가장 빠르게 크는 칸은 코딩 도구도 업무 비서도 아니다. 사람과 대화하는 AI 컴패니언 앱이다. 2026년 1분기 전 세계 AI 컴패니언 앱의 인앱구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약 30% 늘었다. 생성형 AI 하위 카테고리, 즉 AI 비서나 콘텐츠 생성 같은 다른 묶음을 모두 제친 최고 성장률이다. 소비자가 생성형 AI 앱에 쓰는 돈은 2026년 100억 달러를 넘길 전망이고, 인앱매출 기준 카테고리 순위는 3위까지 올라 데이팅·소셜 디스커버리를 추월했다.

이 흐름의 한가운데에 한국 앱이 있다. 스캐터랩의 캐릭터 챗 앱 제타(Zeta)가 분기 매출 성장률에서 글로벌 1위, 전년 대비 성장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톱10에 든 유일한 한국 앱이 됐다.

한눈에 보기

컴패니언 앱 인앱매출 1분기 직전 분기 대비 +30%, 생성형 AI 중 최고
소비자 생성형 AI 지출 2026년 100억 달러 돌파 전망, IAP 카테고리 3위
제타 성장 순위 분기·연간 성장률 글로벌 1위, 톱10 유일 한국 앱
제타 다운로드 월 약 40만 건 (출시 후 28개월 만에 최고)
시장 순서 변화 다운로드 1위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일본 > 미국 > 한국

주의력과 지갑이 같이 움직였다

오래된 통념은 사람들이 AI에 효율을 기대한다는 것이었다. 더 빠른 코딩, 더 짧은 회의록, 더 자동화된 업무. 그런데 돈은 다른 쪽으로 흐른다. 컴패니언 앱이 데이팅 앱을 인앱매출에서 제쳤다는 건, 관계와 대화에 매달 결제하는 사용자층이 두껍게 형성됐다는 뜻이다.

제타의 사용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1분기 앱 전용 사용자는 전년 대비 81%, 웹 전용은 87%, 앱과 웹을 함께 쓰는 사용자는 157% 늘었다. 가장 빠르게 큰 집단이 두 채널을 오가며 매일 들어오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잠깐 써보는 호기심이 아니라 일상 습관으로 박혔다는 신호다.

컴패니언 앱의 수익 구조가 효율 도구와 다르다는 점도 봐야 한다. 코딩 보조나 업무 비서는 작업을 끝내면 사용자가 앱을 닫는다. 가치가 과업 완료에 묶여 있어 체류 시간이 짧다. 반면 관계와 대화를 파는 앱은 머무는 시간 자체가 매출이다. 캐릭터를 꾸미고, 대화 한도를 늘리고, 새 스토리를 여는 결제가 반복된다. 카테고리 인앱매출이 데이팅을 넘어선 건 우연이 아니라 이 구조의 결과다. 데이팅 앱이 '만남이 성사되면 떠나는' 모델이라면, 컴패니언은 떠날 이유를 주지 않는 쪽으로 설계된다.

제타의 좁은 길: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해외

제타는 범용 챗봇이 아니다. 사용자가 캐릭터를 만들고 이야기를 이어가는, 명확히 좁은 경험에 집중했다. 그 좁음이 오히려 글로벌로 가는 문을 열었다. 2026년 들어 일본이 한국을 제치고 최대 다운로드 시장이 됐고, 3월 다운로드 순서는 일본, 미국, 한국 순으로 재편됐다. 월 다운로드는 약 40만 건으로 출시 후 28개월 만의 최고치다. 모회사 스캐터랩은 제타의 성장에 힘입어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시장에서 통한 이유는 기능이 아니라 경험의 결이다. 감정과 서사라는 보편적 욕구를 좁게 파고드니, 번역만으로도 국경을 넘었다.

이 카테고리에 그늘이 없는 건 아니다. 사용자가 깊이 몰입하는 만큼 미성년 보호, 데이터 프라이버시, 정서적 의존 같은 문제가 따라온다. 각국 규제가 들어오면 성장 곡선이 꺾일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지출이 빠르게 이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시장은 사람들이 AI에 효율만 기대한다는 가정을 이미 넘어섰다.

anyAX 관점

제타는 GPT를 만든 회사가 아니다. 같은 종류의 언어모델을 쓰면서, 캐릭터와 스토리라는 한 칸에 모든 걸 걸어 톱10에 든 유일한 한국 앱이 됐다. 분기 매출 성장률 1위는 모델 성능 경쟁이 아니라 경험 설계와 채널 장악에서 나왔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인디 메이커가 읽어야 할 신호는 지출이 어디로 이동했는가다. 소비자 생성형 AI 지출이 100억 달러를 향하고, 인앱매출 카테고리에서 컴패니언이 데이팅을 제쳤다. 주의력과 결제가 효율 도구에서 관계·서사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새 채널이 열렸다는 건, 거기서 누군가는 캐릭터를 팔고 누군가는 그 위에 붙는 도구를 판다는 의미다.

그리고 제타의 성장이 일본과 미국에서 났다는 사실이 두 번째 교훈이다. 좁게 만든 경험은 번역의 마찰이 작다. 1인 SaaS 개발자가 한국 시장만 보다 막힐 때, 같은 제품을 일본·미국에 그대로 밀어보는 선택지가 생각보다 가깝다는 걸 제타의 월 40만 다운로드가 보여준다.

세 번째는 수익 모델 설계다. 효율 도구는 과업이 끝나면 사용자가 떠나지만, 제타가 보여준 건 머무는 시간 자체를 매출로 바꾸는 구조다. 콘텐츠나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사용자가 한 번 쓰고 닫는 도구를 만들 것인지, 매일 돌아올 이유가 있는 경험을 만들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앱·웹을 함께 쓰는 사용자가 157% 늘었다는 숫자는, 사용자가 여러 채널을 오가며 들어오게 만든 설계의 결과다. 같은 모델을 쓰더라도 가치는 그 설계와 채널 장악에서 갈린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