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를 갈아탈 때 맥락을 들고 가는 표준이 나왔다
DeepJudge가 Agent Handoff Protocol을 열었고 Harvey가 이번 달 베타에 들어간다
8월 13일 취리히의 DeepJudge가 AI 제품 사이에 사용자와 작업 맥락을 그대로 넘기는 공개 프로토콜을 발표했다. Harvey는 이번 달 베타, Thomson Reuters도 지원을 밝혔다. MCP가 못 옮기던 게 여기서 옮겨진다.
지난달 쓰던 AI 도구에서 다른 도구로 옮겨 본 적이 있다면 무엇을 다시 했는지 떠올려 보자. 자료를 다시 올리고 프롬프트를 다시 쓰고 앞선 대화에서 정리해 둔 결론을 다시 붙여넣었을 것이다. 모델을 바꾼 게 아니라 맥락을 버리고 다시 만든 것이다.
8월 13일 취리히의 DeepJudge가 이 재구축을 없애겠다는 공개 프로토콜을 냈다. 이름은 Agent Handoff Protocol, 줄여서 AHP다. Harvey가 구현체를 이번 달 베타에 올리고 Thomson Reuters도 지원을 밝혔다.
한눈에 보기
| 발표 | 2026년 8월 13일, DeepJudge (취리히) |
| 형태 | 공개 프로토콜, 사양과 구현 자료를 GitHub에 공개 |
| 넘기는 것 | 작업 목표, 선택한 대화 맥락, 관련 자료, 연속성 식별자 |
| 통제권 | 사용자가 승인한 묶음만 전달 |
| 첫 채택 | Harvey (이번 달 베타), Thomson Reuters (지원 표명) |
MCP가 안 옮기던 것
Model Context Protocol은 시스템이 정보를 주고받고 특정 동작을 실행하게 한다. 도구를 붙이는 규격이라 잘 돌아간다. 다만 옮겨지지 않는 층이 있다. 무엇을 하려던 참이었는지, 어떤 자료를 근거로 삼았는지, 앞에서 무엇을 이미 시도해 봤고 왜 접었는지. DeepJudge가 지목한 게 정확히 이 층이다.
AHP는 사용자가 승인한 묶음을 다음 플랫폼에 넘긴다. 그 안에 작업 목표와 선택한 대화 맥락과 관련 자료와 연속성 식별자가 들어간다. 예시는 법률 쪽으로 들었다. DeepJudge에서 선례를 조사하던 변호사가 Harvey로 넘어갈 때 자료를 다시 올리거나 프롬프트를 다시 쓰지 않고 이어서 작업한다.
공동창업자 겸 CTO Yannic Kilcher의 문장이 설계 의도를 압축한다. 모든 작업에 맞는 단일 AI 경험은 없고, 사람은 필요에 맞는 도구를 쓰면서 자기 맥락을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표준을 왜 자기 것으로 안 쥐었나
DeepJudge는 이걸 독점 우위가 아니라 공용 자원으로 낸다고 밝혔다. 전 구글 연구자들이 세운 회사고 Coatue와 Felicis가 투자했다. 자기 제품에 사용자를 붙들어 두는 대신 오가는 길을 닦는 쪽을 골랐다.
계산은 어렵지 않다. 법률 AI 시장에서 Harvey와 Thomson Reuters는 DeepJudge보다 크다. 벽을 세우면 갇히는 쪽이 작은 회사고, 길을 내면 큰 제품에서 자기 쪽으로 넘어오는 흐름도 같이 열린다. Thomson Reuters CTO Joel Hron도 전문 영역 AI가 단일 모델이나 단일 앱으로 정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섰다.
이걸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표준은 발표로 서지 않고 두 번째 세 번째 채택자로 선다. 지금 이름을 올린 곳은 법률 도메인 두 곳뿐이다. 사양은 GitHub에 있고 다른 벤더가 붙을지가 다음 6개월의 관전 포인트다.
전환 비용의 정체
솔로프리너와 소규모 팀은 도구를 자주 바꾼다. 값이 오르면 옮기고 더 나은 게 나오면 옮긴다. 그런데 실제로 옮기려 하면 발목을 잡는 건 구독 해지가 아니다. 그 도구 안에 쌓인 대화와 자료와 설정이다.
이 재구축 시간이 진짜 전환 비용이고 벤더 락인의 실체다. 계약서에 안 적혀 있어서 견적으로 잡히지 않을 뿐이다. 프로젝트 하나를 다른 도구로 옮기는 데 반나절이 든다면 값이 30% 올라도 대개 그냥 쓴다. 락인은 그렇게 작동한다.
anyAX 관점
AHP가 노리는 자리는 성능이 아니라 이동의 마찰이다. 그리고 마찰이 내려가면 도구 고르는 기준이 바뀐다. 지금은 "한 곳에 다 있는가"가 중요하다. 옮기는 게 아프니까 안 옮겨도 되는 걸 고른다. 마찰이 사라지면 "이 작업에 이게 제일 나은가"만 남는다. 만능 플랫폼의 프리미엄이 깎이고 좁고 잘하는 도구의 값이 오른다.
다만 이건 프로토콜이 퍼진 뒤의 세상이다. 채택자가 법률 AI 두 곳인 오늘 할 일은 따로 있다. 지금 쓰는 도구에서 맥락이 어디에 쌓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대화 이력을 내려받을 수 있는지, 올린 문서를 원본 그대로 뺄 수 있는지, 프롬프트와 설정이 파일로 나오는지. 나오는 형태로 쌓아 두면 프로토콜이 없어도 옮길 수 있고 안 나오면 표준이 생겨도 그 도구가 붙기 전까지는 못 옮긴다.
8월 13일의 진짜 소식은 프로토콜 하나가 아니다. 법률처럼 보수적인 영역에서 큰 벤더 둘이 "한 제품이 다 하지는 않는다"에 공개적으로 동의했다는 사실이다. 한 회사 안에서 전부 끝내려던 설계가 그쪽에서도 접혔다면 나머지 영역은 더 빨리 접힌다.